노인환자의 약물 관리
서울아산병원 약제팀
J. Kor. Soc. Health-syst. Pharm. 2023; 40(4): 466-472
Published November 30, 2023
© The Korean Society of Health-system Pharmacists.
인구 고령화는 평균 수명의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국제연합(UN) 기준으로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7.5%였고 25년에는 20.6%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이고 곧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한국 사회가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도달하는 기간은 7년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오스트리아 53년,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에 비해 그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1) 인구 고령화는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의료비 상승 및 의료서비스 수요와 더불어 여러 노인복지를 위한 서비스 비용까지 함께 증가시킨다. 고령화 사회는 그 속도가 빠를수록 사회 전반의 안전망을 마련하기까지의 시간 및 자원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약사는 노인의 약물 사용 및 관리에 있어 약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고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를 위한 전반적인 사항을 노인환자의 특성 및 다약제 사용, 약물 관리 시 문제점과 고려사항 순으로 살펴보겠다.
노인환자에서 노화와 노쇠는 다르다. 노화(ageing)는 절대적인 개념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포, 조직 및 장기 전반에서 생리적인 변화와 함께 기능 저하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2),3) 노쇠(frailty)는 노화의 누적에 따라 발생하게 되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여러 장기 및 기관의 생리적 저장능력(physiological reserve)이 전반적으로 저하하거나 소실되어 증상적 결과로서 발현된다(Fig. 1). 이는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일반 성인에 비해 저항성(resistance)이 낮아 더욱 취약하게 반응하고, 회복능(resilience)도 현저하게 낮아 어렵게 회복된다 하더라도 이전의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Fig. 2).4),5) 이러한 노쇠는 생리적 결과를 넘어 신체적, 정신적 전반에 있어 발현되며 개개인마다 발현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노쇠의 정도는동일한 연령의 노인환자일지라도 각기 다른 수준으로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노쇠의 정도가 환자의 향후건강 결과 및 질병 예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단일기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쇠 정도가 큰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하여재원일수가 길고, 30일 이내 응급실 및 재입원 확률이 높아지며 재원 중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예후에 있어 부정적 결과가 나타났다.6)
노화 및 노쇠의 영향으로 노인은 질병에 취약하게 된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다양한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증가되는데, 이로 인해 노인에서의 다중이환(multimorbidity)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다중이환이란, 한 개인에서 여러 질환이 동시에 이환되어 있는 상황을 말하며 동반질환(comorbidity)과 유사하나, 질환의 개수에 초점을 맞춘 동반질환과 달리 환자의 건강 수준인 및 삶의 질에 미치는 포괄적 영향에 좀 더 중점을 둔다. 즉, 다중이환이란 여러 질환이 이환된 결과로 인해 환자에게 미치는 전반적 질환의 중증도 개념까지 포괄하고 있다.7)
노인증후군(geriatric syndrome)은 노인의 질환 특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증후군은 여러 가지의 증상 및 징후를 합하여 한가지 질병 분류로 일컫는 개념인데 반해, 노인증후군은 다발성 원인의 기전이 서로 상호작용을 끼쳐 단일 증상으로 표현되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노인증후군은 인지저하, 실금, 섬망, 청각 및 시각장애, 근감소증, 식욕부진 등을 포함하고 있다.8) 노인증후군은 한 환자에서 다양하게 중첩되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노인환자의 예후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노인환자의 다제약물 사용과 약물 관리 시 문제점
앞서 설명한 노인환자의 특성에 따르면 노인환자는 노화 및 노쇠의 영향으로 다중이환을 겪게 되고, 다양한 노인증후군을 경험하게 된다. 노인환자의 질환 및 증상을 조절하고 관리하기 위해 많은 약제를 동시에 사용하게 되는데, 이렇게 동시에 많은 약제를 사용하는 현상을 다제약물(polypharmacy) 사용이라고 한다. 다제약물의 기준 개수는 5종 이상, 10종 이상 등 문헌에 따라 다양하게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약의 사용 개수보다, 환자의 질환 및 중증도,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약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사용하는 약의 개수가 증가하게 되면 확률적으로 약물-약물 및 약물-질병 상호작용과 약물 이상반응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노인은 노화에 따른 약동학적 약력학적 변화가 수반되므로 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체지방 증가, 근육을 포함한 체내 수분량 감소로 인하여 신체 조성이 변화하게 되어 benzodiazepine 계열과 같은 지용성 약물의 분포용적이 증가되고 제거까지의 반감기가 증가되게 된다. 또한, aminoglycoside와 같은 수용성 약물은 분포 용적이 감소되어 혈중농도가 상승하므로 신독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그리고 노인은 성인에 비해 전반적으로 신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신배설되는 약은 체내에 축척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9)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다약제를 사용하는 노인에서는 상호작용과 이상반응의 위험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다제약물 사용은 노인의 주요 건강 결과 및 예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국내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5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노인의 입원 위험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하여 18% 증가하였으며, 사망 위험은 25% 증가하였다.10) 즉, 다제약물 사용에서 흔히 예측할 수 있는 약물 상호작용, 약물 이상반응과 같은 문제가 발전하여 예상치 못한 노인증후군을 유발하게 되고 이러한 양상이 심화되면 신체적, 정신적인 기능저하 및 노쇠를 유발하여 장애로서 발현되며, 최종적으로 입원 및 사망과 같은 중증의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게 된다.11)
다제약물 사용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는 다양하다.12) 우선, 사회시스템적 요인을 몇 가지 살펴보겠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분절화된 의료 전문화로 인해 다중이환을 가진 노인들이 여러 진료과를 다니게 되면서 전반적인 관리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 경우 연쇄처방(prescribing cascade)이 발생하게 되어 다제약물 사용을 심화시킨다. 연쇄처방이란 약물 이상반응을 이상반응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의 대상인 질환으로 인지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약물 이상반응은 원인약물의 중단을 통해 제거할 수 있으나, 이미 발생한 이상반응의 증상이 노인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여러 증후군 및 질환과 일치하게 되는 경우 이상반응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될 수 있다. 그 경우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새로운 약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다제약물 사용을 악화시키게 된다(Fig. 3).13) 그리고 다제약물 사용은 치료 이행기(care transition)에서도 증가될 수 있다. 급성기 치료를 예로 들면 치료 이행기는 입원, 전동/전과, 퇴원과 같이 치료 환경의 큰 변화가 발생하는 시점이다. 치료 이행기 시점에는 의료진이 변경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의료진 간의 환자 정보가 상세하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연쇄처방의 위험을증가시키고, 의도치 않은 중복을 증가시켜 다제약물사용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환자를 기준으로 치료에 개입하는 의료진의 수가 많을수록 다제약물 사용은 증가하게 된다. 또한 환자의 경제적 수준 역시 다제약물 사용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의료보장 시스템의 수혜를 많이 받아 병원 방문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적은 저소득층이나, 소득수준이 높아 의료서비스에 대한 지불능력이 충분하여 병원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고소득층에서 다제약물 사용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14)
노인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 특성 역시 다제약물 사용을 증가시키고, 약물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노인은 성인에 비하여 시각능이 저하되거나 청력이 저하되며,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이런 전반적 기능 저하의 영향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해석하여 실행하는 능력이 저하되는데 이로써 건강정보 이해능력(health lit-eracy)이 낮아지게 된다. 즉, 의료진의 복잡한 지시사항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일상에서의 지시사항에 대한 이행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건강정보 이해능력은 약물 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일례로 노인환자의 복약순응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령에 따른 statin의 복약순응도를 분석한 메타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년(50~69세)의 순응도가 가장 높았으며 젊은 연령군(50세 미만)과 고령군(70세 이상)의 경우는 복약순응도가 낮게 보고되었다.15) 즉, 젊은 연령군은 건강관리에 대한 요구도가낮아 약을 잘 먹지 않으며 건강관리의 필요성이 증가되는 중년층부터 복약순응도가 증가되다가, 실제 건강관리의 필요성은 높으나 건강정보 이해능력이 낮고수행 능력이 낮은 고령층에 가서 다시 복약순응도가낮아지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노인환자의 개인적 특성이 약물 관리 및 복약순응도 측면에서 비의도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하면, 의도적인 결과로 인해 약물 관리 및 복약순응도가 낮아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충분한 신체적, 인지적 기능이 유지되고 약물 관리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복용을 고의적으로 피하는 환자도있는데 이 때는 순응도 저하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의료진은 임상적 치료나 증상 조절을 목적으로 환자의 치료법을 최적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노인환자들은 이와 별개로 보다 복잡한 요구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의료진이 두고 있는 치료 목적과는 다르게 약물 치료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거나 너무 복잡한 치료약물 요법에 거부감을 갖기도 하며, 대증요법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환자의 신념, 불안, 태도 등과 같은 심리적 요인 역시약물 관리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는 복잡하지만 환자 중심으로 개별화되어야한다.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 시 고려사항
국제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한 노년을 위한 고령화정책의 일환으로 ICOPE (Integrated Care for Older people)를 발표하였다.16) 건강한 노년기를 위해서는 질병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내재역량(intrinsic capacity)을 유지하고 환경을 개선하여 기능적 역량(functional capacity)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사회는 노인 중심의 통합 치료 및 관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해당 고령화정책의 핵심이다. 통합 치료 및 관리를 위해서는 여러 요소를 다면적으로 살펴봐야 하는데, 이 중 약제 사용 검토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고 환자의 약물 관리도 단순한 복약 관리 문제를 뛰어넘어 기저 만성질환의 평가, 사회적 환경 등을 고려한 종합적 약물 관리로서 수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는 환자를 중심에 두고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케어 플랜 일환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 중 다제약물 관리에 있어서는 환자 중심의 약물 검토와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WHO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제약물 관리를 위한 환자 중심의 약물 검토 방법에 따르면,17) ‘환자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약물치료 목표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부터 파악하고 현재 기저 만성질환의 관리 정도와, 향후 건강문제 예방 등 전반적 치료목표 설정 범위를 파악한 후에 약물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의 핵심은 환자가 복용 중인 약물의 위험과 이득을 따지는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 약품이 환자에게 필수적이고 어떤 약품은 반드시 필요치 않은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복용 중인 약에 대해 기대하는 치료효과, 임상적/진단적 검사 결과, 증상의 조절이나 질환 악화 속도가 감소했는지 등을 파악하여 약물치료의 실제 효과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의 안전 측면에 약물 부작용의 위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약물-질환 상호작용, 약물-약물 상호작용 등), 약물 부작용을 식별하는 방법(특이 증상, 특정 진단검사 결과, 부작용의 중첩 등),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상반응에 대한 지지요법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 외에도 비용-효과성을 평가하여 환자에게 경제적인 선택인지, 무엇보다 환자가 이러한 약물치료를 적절히 이해하고 의료진의 지시에 맞게 이행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를 파악하여 환자 맞춤형으로 약물 요법의 방향성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앞서 설명한 다제약물 관리를 위한 약물 검토는 결국 탈처방(deprescribing)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탈처방은 처방의 반대 개념으로 누적되어 있는 여러 약물요법을 검토하여 약품 사용의 부담(medica-tion burden)을 줄여주고, 삶의 질을 유지하거나 개선시켜주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역시 앞에서 설명한 약물 검토와 비슷한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환자가 사용하는 약을 검토하면서 탈처방에 적합한 약품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는데, 1)약품 사용의 위험 대비 이득이 낮고 2)중단 시 금단 증상이나 약 조절로 인한 반동 현상의 발생 위험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해당 약품은 탈처방에 보다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18)
노인환자의 다제약물 관리 및 탈처방은 여러 약물요법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복잡한 과정을 포함하며, 이러한 과정을 근거 중심의 약물 관리로서 수행하기 위해 기존 문헌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도구는 명시적(explicit) 기준과 암묵적(implicit) 기준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명시적 도구는 노인에서의 잠재적 부적절 의약품(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 PIM)을 정리한 목록으로, 미국노인병학회에서 발표한 Beers criteria와 유럽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STOPP/START (Screening Tool of Older Persons' Prescriptions/Screening Tool to Alert to Right Treatment) 목록 등이 있다. 이러한 목록 상의 약물을 사용하게 되면 노인에서 약물이상반응, 응급실 방문, 입원 등의 부정적 임상 결과 위험이 증가되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명시적 도구는 약물 중심의 적용으로 인하여 평가자의 전문성에 크게 의존하지 않으나 환자의 개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한편, 암묵적 도구는 MAI (Medication Appropriate-ness Index)이 대표적이며, 해당 도구는 환자 중심의 평가가 용이하나, 평가자의 의학적 지식 및 전문성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19) 결론적으로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를 위해서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약물 사용의 적절성을 검토하되, 노인환자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임상 결과 위험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환자 중심의 포괄적 평가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 요구도는 임상적 판단과 별개로, 다양하고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노인환자 중심의 약물 관리를 위해 의학적 문제 상황을 넘어 환자 전반을 돌아볼 줄 아는 시야가 필요하다. 급속히 진행중인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는 이미 의학적 관리의 측면을 넘어 국민의 의료복지로써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약사의 준비된 자세가 필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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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 Soc. Health-syst. Pharm. 2023; 40(4): 466-472
Published online November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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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환자의 약물 관리
이미리내
서론
인구 고령화는 평균 수명의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국제연합(UN) 기준으로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7.5%였고 25년에는 20.6%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이고 곧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한국 사회가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도달하는 기간은 7년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오스트리아 53년,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에 비해 그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1) 인구 고령화는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의료비 상승 및 의료서비스 수요와 더불어 여러 노인복지를 위한 서비스 비용까지 함께 증가시킨다. 고령화 사회는 그 속도가 빠를수록 사회 전반의 안전망을 마련하기까지의 시간 및 자원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약사는 노인의 약물 사용 및 관리에 있어 약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고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를 위한 전반적인 사항을 노인환자의 특성 및 다약제 사용, 약물 관리 시 문제점과 고려사항 순으로 살펴보겠다.
노인환자의 특성
노인환자에서 노화와 노쇠는 다르다. 노화(ageing)는 절대적인 개념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포, 조직 및 장기 전반에서 생리적인 변화와 함께 기능 저하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2),3) 노쇠(frailty)는 노화의 누적에 따라 발생하게 되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여러 장기 및 기관의 생리적 저장능력(physiological reserve)이 전반적으로 저하하거나 소실되어 증상적 결과로서 발현된다(Fig. 1). 이는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일반 성인에 비해 저항성(resistance)이 낮아 더욱 취약하게 반응하고, 회복능(resilience)도 현저하게 낮아 어렵게 회복된다 하더라도 이전의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Fig. 2).4),5) 이러한 노쇠는 생리적 결과를 넘어 신체적, 정신적 전반에 있어 발현되며 개개인마다 발현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노쇠의 정도는동일한 연령의 노인환자일지라도 각기 다른 수준으로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노쇠의 정도가 환자의 향후건강 결과 및 질병 예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단일기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쇠 정도가 큰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하여재원일수가 길고, 30일 이내 응급실 및 재입원 확률이 높아지며 재원 중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예후에 있어 부정적 결과가 나타났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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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Robust and Frail status: Changes in functional reserve and functional dependency after exposure to stressor4)
노화 및 노쇠의 영향으로 노인은 질병에 취약하게 된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다양한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증가되는데, 이로 인해 노인에서의 다중이환(multimorbidity)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다중이환이란, 한 개인에서 여러 질환이 동시에 이환되어 있는 상황을 말하며 동반질환(comorbidity)과 유사하나, 질환의 개수에 초점을 맞춘 동반질환과 달리 환자의 건강 수준인 및 삶의 질에 미치는 포괄적 영향에 좀 더 중점을 둔다. 즉, 다중이환이란 여러 질환이 이환된 결과로 인해 환자에게 미치는 전반적 질환의 중증도 개념까지 포괄하고 있다.7)
노인증후군(geriatric syndrome)은 노인의 질환 특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증후군은 여러 가지의 증상 및 징후를 합하여 한가지 질병 분류로 일컫는 개념인데 반해, 노인증후군은 다발성 원인의 기전이 서로 상호작용을 끼쳐 단일 증상으로 표현되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노인증후군은 인지저하, 실금, 섬망, 청각 및 시각장애, 근감소증, 식욕부진 등을 포함하고 있다.8) 노인증후군은 한 환자에서 다양하게 중첩되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노인환자의 예후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노인환자의 다제약물 사용과 약물 관리 시 문제점
앞서 설명한 노인환자의 특성에 따르면 노인환자는 노화 및 노쇠의 영향으로 다중이환을 겪게 되고, 다양한 노인증후군을 경험하게 된다. 노인환자의 질환 및 증상을 조절하고 관리하기 위해 많은 약제를 동시에 사용하게 되는데, 이렇게 동시에 많은 약제를 사용하는 현상을 다제약물(polypharmacy) 사용이라고 한다. 다제약물의 기준 개수는 5종 이상, 10종 이상 등 문헌에 따라 다양하게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약의 사용 개수보다, 환자의 질환 및 중증도,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약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사용하는 약의 개수가 증가하게 되면 확률적으로 약물-약물 및 약물-질병 상호작용과 약물 이상반응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노인은 노화에 따른 약동학적 약력학적 변화가 수반되므로 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체지방 증가, 근육을 포함한 체내 수분량 감소로 인하여 신체 조성이 변화하게 되어 benzodiazepine 계열과 같은 지용성 약물의 분포용적이 증가되고 제거까지의 반감기가 증가되게 된다. 또한, aminoglycoside와 같은 수용성 약물은 분포 용적이 감소되어 혈중농도가 상승하므로 신독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그리고 노인은 성인에 비해 전반적으로 신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신배설되는 약은 체내에 축척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9)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다약제를 사용하는 노인에서는 상호작용과 이상반응의 위험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다제약물 사용은 노인의 주요 건강 결과 및 예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국내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5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노인의 입원 위험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하여 18% 증가하였으며, 사망 위험은 25% 증가하였다.10) 즉, 다제약물 사용에서 흔히 예측할 수 있는 약물 상호작용, 약물 이상반응과 같은 문제가 발전하여 예상치 못한 노인증후군을 유발하게 되고 이러한 양상이 심화되면 신체적, 정신적인 기능저하 및 노쇠를 유발하여 장애로서 발현되며, 최종적으로 입원 및 사망과 같은 중증의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게 된다.11)
다제약물 사용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는 다양하다.12) 우선, 사회시스템적 요인을 몇 가지 살펴보겠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분절화된 의료 전문화로 인해 다중이환을 가진 노인들이 여러 진료과를 다니게 되면서 전반적인 관리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 경우 연쇄처방(prescribing cascade)이 발생하게 되어 다제약물 사용을 심화시킨다. 연쇄처방이란 약물 이상반응을 이상반응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의 대상인 질환으로 인지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약물 이상반응은 원인약물의 중단을 통해 제거할 수 있으나, 이미 발생한 이상반응의 증상이 노인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여러 증후군 및 질환과 일치하게 되는 경우 이상반응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될 수 있다. 그 경우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새로운 약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다제약물 사용을 악화시키게 된다(Fig. 3).13) 그리고 다제약물 사용은 치료 이행기(care transition)에서도 증가될 수 있다. 급성기 치료를 예로 들면 치료 이행기는 입원, 전동/전과, 퇴원과 같이 치료 환경의 큰 변화가 발생하는 시점이다. 치료 이행기 시점에는 의료진이 변경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의료진 간의 환자 정보가 상세하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연쇄처방의 위험을증가시키고, 의도치 않은 중복을 증가시켜 다제약물사용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환자를 기준으로 치료에 개입하는 의료진의 수가 많을수록 다제약물 사용은 증가하게 된다. 또한 환자의 경제적 수준 역시 다제약물 사용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의료보장 시스템의 수혜를 많이 받아 병원 방문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적은 저소득층이나, 소득수준이 높아 의료서비스에 대한 지불능력이 충분하여 병원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고소득층에서 다제약물 사용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14)
노인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 특성 역시 다제약물 사용을 증가시키고, 약물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노인은 성인에 비하여 시각능이 저하되거나 청력이 저하되며,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이런 전반적 기능 저하의 영향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해석하여 실행하는 능력이 저하되는데 이로써 건강정보 이해능력(health lit-eracy)이 낮아지게 된다. 즉, 의료진의 복잡한 지시사항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일상에서의 지시사항에 대한 이행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건강정보 이해능력은 약물 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일례로 노인환자의 복약순응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령에 따른 statin의 복약순응도를 분석한 메타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년(50~69세)의 순응도가 가장 높았으며 젊은 연령군(50세 미만)과 고령군(70세 이상)의 경우는 복약순응도가 낮게 보고되었다.15) 즉, 젊은 연령군은 건강관리에 대한 요구도가낮아 약을 잘 먹지 않으며 건강관리의 필요성이 증가되는 중년층부터 복약순응도가 증가되다가, 실제 건강관리의 필요성은 높으나 건강정보 이해능력이 낮고수행 능력이 낮은 고령층에 가서 다시 복약순응도가낮아지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노인환자의 개인적 특성이 약물 관리 및 복약순응도 측면에서 비의도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하면, 의도적인 결과로 인해 약물 관리 및 복약순응도가 낮아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충분한 신체적, 인지적 기능이 유지되고 약물 관리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복용을 고의적으로 피하는 환자도있는데 이 때는 순응도 저하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의료진은 임상적 치료나 증상 조절을 목적으로 환자의 치료법을 최적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노인환자들은 이와 별개로 보다 복잡한 요구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의료진이 두고 있는 치료 목적과는 다르게 약물 치료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거나 너무 복잡한 치료약물 요법에 거부감을 갖기도 하며, 대증요법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환자의 신념, 불안, 태도 등과 같은 심리적 요인 역시약물 관리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는 복잡하지만 환자 중심으로 개별화되어야한다.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 시 고려사항
국제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한 노년을 위한 고령화정책의 일환으로 ICOPE (Integrated Care for Older people)를 발표하였다.16) 건강한 노년기를 위해서는 질병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내재역량(intrinsic capacity)을 유지하고 환경을 개선하여 기능적 역량(functional capacity)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사회는 노인 중심의 통합 치료 및 관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해당 고령화정책의 핵심이다. 통합 치료 및 관리를 위해서는 여러 요소를 다면적으로 살펴봐야 하는데, 이 중 약제 사용 검토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고 환자의 약물 관리도 단순한 복약 관리 문제를 뛰어넘어 기저 만성질환의 평가, 사회적 환경 등을 고려한 종합적 약물 관리로서 수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는 환자를 중심에 두고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케어 플랜 일환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 중 다제약물 관리에 있어서는 환자 중심의 약물 검토와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WHO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제약물 관리를 위한 환자 중심의 약물 검토 방법에 따르면,17) ‘환자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약물치료 목표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부터 파악하고 현재 기저 만성질환의 관리 정도와, 향후 건강문제 예방 등 전반적 치료목표 설정 범위를 파악한 후에 약물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의 핵심은 환자가 복용 중인 약물의 위험과 이득을 따지는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 약품이 환자에게 필수적이고 어떤 약품은 반드시 필요치 않은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복용 중인 약에 대해 기대하는 치료효과, 임상적/진단적 검사 결과, 증상의 조절이나 질환 악화 속도가 감소했는지 등을 파악하여 약물치료의 실제 효과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의 안전 측면에 약물 부작용의 위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약물-질환 상호작용, 약물-약물 상호작용 등), 약물 부작용을 식별하는 방법(특이 증상, 특정 진단검사 결과, 부작용의 중첩 등),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상반응에 대한 지지요법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 외에도 비용-효과성을 평가하여 환자에게 경제적인 선택인지, 무엇보다 환자가 이러한 약물치료를 적절히 이해하고 의료진의 지시에 맞게 이행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를 파악하여 환자 맞춤형으로 약물 요법의 방향성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앞서 설명한 다제약물 관리를 위한 약물 검토는 결국 탈처방(deprescribing)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탈처방은 처방의 반대 개념으로 누적되어 있는 여러 약물요법을 검토하여 약품 사용의 부담(medica-tion burden)을 줄여주고, 삶의 질을 유지하거나 개선시켜주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역시 앞에서 설명한 약물 검토와 비슷한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환자가 사용하는 약을 검토하면서 탈처방에 적합한 약품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는데, 1)약품 사용의 위험 대비 이득이 낮고 2)중단 시 금단 증상이나 약 조절로 인한 반동 현상의 발생 위험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해당 약품은 탈처방에 보다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18)
노인환자의 다제약물 관리 및 탈처방은 여러 약물요법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복잡한 과정을 포함하며, 이러한 과정을 근거 중심의 약물 관리로서 수행하기 위해 기존 문헌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도구는 명시적(explicit) 기준과 암묵적(implicit) 기준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명시적 도구는 노인에서의 잠재적 부적절 의약품(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 PIM)을 정리한 목록으로, 미국노인병학회에서 발표한 Beers criteria와 유럽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STOPP/START (Screening Tool of Older Persons' Prescriptions/Screening Tool to Alert to Right Treatment) 목록 등이 있다. 이러한 목록 상의 약물을 사용하게 되면 노인에서 약물이상반응, 응급실 방문, 입원 등의 부정적 임상 결과 위험이 증가되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명시적 도구는 약물 중심의 적용으로 인하여 평가자의 전문성에 크게 의존하지 않으나 환자의 개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한편, 암묵적 도구는 MAI (Medication Appropriate-ness Index)이 대표적이며, 해당 도구는 환자 중심의 평가가 용이하나, 평가자의 의학적 지식 및 전문성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19) 결론적으로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를 위해서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약물 사용의 적절성을 검토하되, 노인환자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임상 결과 위험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환자 중심의 포괄적 평가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맺음말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 요구도는 임상적 판단과 별개로, 다양하고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노인환자 중심의 약물 관리를 위해 의학적 문제 상황을 넘어 환자 전반을 돌아볼 줄 아는 시야가 필요하다. 급속히 진행중인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환자의 약물 관리는 이미 의학적 관리의 측면을 넘어 국민의 의료복지로써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약사의 준비된 자세가 필요 할 것이다.
Fi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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