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기의 뇌와 약물중독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J. Kor. Soc. Health-syst. Pharm. 2024; 41(4): 329-336
Published November 30, 2024
© The Korean Society of Health-system Pharmacists.
소아·청소년의 뇌
오·남용되고 중독되는 약물은 뇌와 척수인 중추신경계에 작용한다. 중추신경계는 감각 정보를 처리하여 운동을 송출하는 등 여러 행동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뇌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신경세포는 지지 기능을 가진 아교세포(glial cell)로 둘러싸여 있다. 즉, 뇌는 신경세포, 신경전달물질 및 아교 세포가 상호 협력하여 작용하는 곳이다.
뇌는 단 1초도 쉬지 않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정하고 기억과 감정을 저장하며 의식이 머무르는 곳이다. 체온과 심박수를 유지하며 호르몬도 조절한다. 우리가 듣고 보고 느끼는 모든 감각 정보를 통합하여 온몸으로 운동 송출을 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뇌는 진화의 관점에서 3부분인 생존의 뇌, 감정의 뇌 및 사고의 뇌로 나눌 수 있다. 원시(생존)의 뇌는 파충류의 뇌라고도 하며 뇌간(중뇌, 교뇌 및 연수)과 소뇌를 의미한다. 호흡과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며 생존을 유지하고 먹이를 발견한다. 심장박동, 소화, 수면 및 반사 반응 등 기본적인 생존 기능을 담당한다. 감정의 뇌는 편도, 해마, 시상 등의 대뇌변연계로 포유류의 뇌라고도 한다. 감정, 공격성, 성적 본능, 성호르몬, 식욕, 정서뿐 아니라 중독을 조절한다. 사고의 뇌는 영장류의 뇌로 사고, 이성, 상상력, 언어사용, 계획, 판단, 결정 및 논리를 담당하는 대뇌피질이다.
「10대의 놀라운 뇌 불안한 뇌 아픈 뇌」1)에 의하면 사람은 고위 중추인 대뇌피질이 있어 사고와 계획, 판단 등을 할 수 있으나 출생 시에는 두뇌 신경망이 1/3만 완성된 채 태어난다. 인간은 환경의 자극과 요구에 따라 뇌의 구조와 기능이 스스로 변화하는 신경가소성이 평생 일어나는데, 영·유아기는 신경가소성의 결정적 시기이다.
뇌는 시냅스를 통해 신경 간의 회로로 연결되는데 주어진 환경에 따라 시냅스 기능이 강화되거나 약해진다. 그런데 유아기의 뇌는 주어진 기능뿐 아니라 불가피한 경우 스스로 연결을 바꾸어 기능을 회복한다.
또한, 뇌는 뉴런의 가지치기를 통해 만들어진다. 즉, 자극을 많이 받으면 시냅스 연결망이 강화되어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통한 연결망이 거대한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기능이 뛰어난 뇌로 점점 발달한다. 신생아는 성인보다 1.5배 많은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가지고 출생하며, 무한한 가능성으로 보고, 듣고, 만지는 자극을 통해 시냅스 연결을 만들어 기능을 완성시킨다.
0~3세의 급격한 뇌 발달은 이러한 시냅스 가지치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가지치기는 환경과 자극에 의한 선택과 집중으로, 뇌는 시냅스가 연결되어도 자극이 반복되지 않아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는 잘라내고 계속 사용하는 시냅스만 선택적으로 더 강화한다. 즉, 자극이 주어지는 부분에 에너지를 쏟아 주요 부분에 집중해서 더 잘하도록 강화해 튼튼하게 만든다.1)
청소년기, 특히 10대 초·중기는 뇌 변화를 통해 급격한 발달을 촉진할 두 번째 기회이지만 위기의 시기이기도 하다. 10대 때의 짜증, 반항 등의 부정적인 모습은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위가 급변하며 발달하기 때문이다. 즉, 사회성, 고위인지, 정서조절과 관련된 뇌의 부분이 크게 건드려지는 과정에서 힘들어하고 혼란스러워한다.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는 중이지만 뇌 발달이 너무 커서 처음 겪는 내면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기분을 부정적 감정, 정서, 행동으로 표출한다.
뇌는 0~3세의 1차와 10대 때인 2차의 지각변동을 겪는다. 빠른 속도로 가지치기를 하는 1차 시기는 감각, 운동 및 언어기능이 발달하며 생존에 필요한 기본기능을 모델링하는 시기이다. 2차 가지치기는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시기로 사회성, 고위인지, 충동 조절 등 사회적, 지적 기능이 발달하는 시기이다. 정서조절과 관련된 전두엽 기능이 재구조화되고, 기능이 발달하며 시냅스 연결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언어, 운동능력의 발달이 정교화되는 리모델링 시기이다
뇌의 가장 고위 중추인 대내는 뇌의 80%를 차지하며, 대뇌피질은 고량과 외측 피셔에 의하여 4개의 엽인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및 후두엽으로 구분된다. 전두(이마)엽은 말하기, 동작명령, 이성, 운동조절 및 사고, 주의력, 지남력, 계획, 평가, 전략수립, 문제해결, 사고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연합영역이다. 전두엽은 ①상황 대한 이해력, ②분노, 시기심, 충동 등의 부정적인 감정조절 능력, ③미래지향적인 계획 및 문제해결 능력, ④몰입과 창의력의 발달 및 충동과 주의력 조절 능력, ⑤계획 및 문제를 해결 능력 등 5가지 기능이 있다. 이처럼 전두엽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부위이다. 그런데 10대 초·중기의 전두엽은 부정적 정서 통제, 계획과 문제해결 능력 상승, 집중과 몰입이 성인 수준으로 발달하는 10대 후기의 전두엽을 만들기 위한 퇴행기, 불안정기이다.1)
우리의 뇌는 밑부분에서부터 윗부분으로, 안쪽에서 바깥쪽, 뒷부분에서 앞부분으로 발달한다. 약 5세부터 뒷부분부터 성장을 시작해서 판단과 결정기능을 통제하는 가장 앞부분인 전전두엽 피질은 20~25세에 마지막으로 발달한다. 이런 발달과정은 위험한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있는 10대들이 왜 특별하게 약물 남용에 취약한지를 잘 설명해 준다. 뇌가 성숙함에 따라, 더 자주 사용되는 신경 연결은 강화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신경 연결은 제거한다. 다수의 과학자는 이 과정이 청소년기의 지속적인 회백질(뇌의 기본 신경세포)의 부피 감소와 백질(신경세포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배선)의 증가에 기여한다고,3) 생각한다. 환경이 어느 연결을 퇴화하고 강화할지를 결정하므로 뇌회로가 보다 효율적으로 변화된다. 그러나 모든 자극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므로, 부정적 요소인 약물남용, 영양실조, 왕따, 수면부족 등의 환경은 사람의복지에 반하는, 잠재적으로 해로운 회로가 효율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2) 이처럼 청소년기는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로, 이 시기에 약물에 노출되면 성인보다 더욱 심각한 뇌 손상이 일어난다.
전두엽의 불안정으로 힘든 10대 초·중기의 청소년에게는 신체 변화뿐 아니라 정서 자극을 일으키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급증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신체적 2차 성징과 함께 인지나 정서에도 영향을 미쳐 공격 성향이 증폭되는데 이는 남성호르몬이 변연계에 속하는 편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편도체는 생존욕구, 정서, 동기, 학습, 공격, 회피, 기억, 감정조절 및 불안과 공포를 학습하는 부위이다. 테스토스테론이 급증하면 편도체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서, ①공포·불안과 예민성의 증가 ②생존을 위한 투쟁인 공격성의 증가 등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나기 쉽다. 10대 여아는 공격성보다는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는 경향이 증가하는데 이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하여 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을 보완하기 때문이다. 즉, 10대의 뇌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는 가지치기를 통한 전두엽의 발달과 테스토스테론의 자극을 받으며 발달하는 편도체이다.1)
청소년의 뇌는 아직 발달 중이므로 발달이 완료된 성인의 뇌와는 다르게 반응한다. 전두엽 피질은 가장 늦게 성숙하는 뇌 영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청소년은 결정을 내릴 때 감정 영역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Functional MRI를 통해 뇌 활동을 측정한 실험에 의하면, 타인의 얼굴에 표현된 감정을 판단할 때, 10대는 이성적인 반응보다 감정적인 반응을 더 많이 반영하는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성인은 이성과 심사숙고에 관여하는 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된다.4)
중독과 청소년의 뇌
중독은 보통 청소년기에 시작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예를 들면, 대마초를 처음 시도한 사람들의 연령별 비율을 보면 12~17세가 67%, 18~25세는 26 %, 26세 이상의 성인은 5.5%, 12세 이하는 1.5%이었다.3) 또한 2021년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6대주 모두에서 15~16세 인구 중 대마 사용자 비율이 15~65세 인구 중 대마 사용자 비율보다 더 높았다.5) 그러므로 약물 오·남용과 중독을 차단하기 위해, 10대들이 약물사용을 시도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왜 10대들의 약물 사용 경향이 더 강할까?그 이유는 10대들은 강한 보상 추구 성향으로 인하여 더 많은 보상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실험에 의하면 동일한 자극에 대해 나이 어린 쥐의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나이 많은 쥐의 도파민성 신경세포보다 더 많은 자극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6) 생후 40~60일인 청소년 연령대 쥐들이 성인 쥐(생후 90일)들에 비해 달콤한 연유 섭취량이 현저히 높았다고 한다.7) 또한 약물 사용 시작 연령은 약물 의존성 출현율과도 상관관계 있다. 13~17세 시기에 약물 사용을 시작하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약물에 대한 의존성이 생길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아진다고 한다.7)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청소년이 이 시기에 담배, 술 및 카페인 같은 중독성 물질을 시도한다. 이들 물질은 합법적 물질이지만 불법 물질보다 안전한 것은 결코 아니다. 중독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를 1(중독성 없음)~5(중독위험 매우 높음)로 분류할 때 니코틴의 상대적 위험도는 4, 알코올은 3이다.8)
메트암페타민을 투여한 청소년의 뇌가 어른보다 더 심각하게 망가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9) 메트암페타민 사용자 20세 미만의 청소년 51명, 메트암페타민 사용 경험이 있는 성인 54명과 대조군 청소년과 성인 각각 60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으로 비교하였다. 성인 사용 그룹은 전전두엽(계획, 관리, 평가, 의사결정)과 측두엽(기억력, 판단)의 대뇌피질이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중독그룹은 전전두엽, 두정엽, 쐐기앞소엽의 대뇌피질 두께가 성인 중독그룹보다 더 얇아져, 청소년의 뇌가 메트암페타민에 더 취약함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약물에 노출되는 것은 성인보다도 더욱 심각하게 뇌가 손상됨을 입증하는 것이다. 마약류 중독 환자의 뇌손상은 어릴수록 더 심각하다는 다른 보고도 있다.10)
인천 참사랑병원에 식욕억제제인 펜터민, 메트암페타민 및 메트암페타민과 다른 여러 약물에 중독되어 입원한 18세, 19세 및 또 다른 19세 환자 3명의 IQ는 각각 78, 83, 72이었다. 중독되기 전 이들의 지능지수는 정상 범주였으나, 중독 후에 이전 지능에 비해 IQ가 거의 20~30 정도 저하되어 지체 지능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것으로 유추되며 젊을수록 이 같은 뇌 손상은 더 심각해진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과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합법 물질, 치료용 마약류를 포함한 중독 물질의 효과적인 조기 예방 교육이 학교뿐 아니라 가정, 의료기관 및 지자체 등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왜 마약류를 사용하나?
저자는 한 번이라도 마약류를 투약해 본 경험이 있는 700명을 대상으로 「왜 처음에 마약류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는데 호기심이 48.4%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는 타인의 권유나 유인이 34.1%로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 외에 기분을좋게 하기 위해서, 혹은 나쁜 기분을 벗어나기 위해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지루함, 독립심, 현실도피 및 고통스러운 현실 탈피 등을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3)
그렇다면 마약류는 어떤 작용이 있길래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처럼 느끼는 것일까? 오·남용되고 중독되는 물질을 정신활성물질(향정신약물; Psy-choactive substance)이라고 한다. 이들은 우리의 기분, 사고와 판단, 감각적 지각 및 행동 등 4가지를 변화시킨다.11)
그런데 이런 물질 사용 후 경험하는 효과는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①개체차가 있다. 같은 약물이라도 복용한 사람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경험을 한 사람도 있다. 부정적인 경험을 한 사람은 다시 그 약물을 사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중독될 위험이 없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한 사람은 지속해서 사용하다 언젠가 중독된다. ②사용한 약물의 종류에 따라서도 나타나는 작용은 서로 다르다 ③인종차도 있다. 대표적으로 대마는 백인보다 황인이나 흑인이 더 중독이 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④연령 차이도 있다. 대마의 일반적인 중독률은 약 9%지만 10대들의 경우 중독률은 거의 2배인 17%로 증가한다고 한다. ⑤체중에 따라서도 다르다 ⑥성별 차이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약물사용 관련 신체적 문제가 더 빨리 발전하여 더 빠르게 중독이 고조되며 이를 telescoping이라 한다. ⑦물질을 정기적으로 사용해 온 시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9%이었던 대마의 중독률은 매일 대마를피우는 경우 25~50%까지 상승한다고 한다. ⑧알코올 등 다른 약물과의 병용투여에 의해서도 작용은 달라진다.
이처럼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나 계속해서 마약류를 사용하는 사람은 약물 복용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약물 사용이 즐거움을 주었다면 무엇이 문제일까?3) 왜 우리나라는 단순 투약도 법적으로 처벌을 하는가? 누군가가 내 음료수에 몰래 마약류를 첨가하지 않는 한, 마약 복용의 초기 결정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한다. 복용 초기에는 약물 사용에 따른 긍정적 효과만을 인지하고, 약물 사용을 언제든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런데 약물을 계속 남용하면 다른 행동의 즐거움은 감소하고, 약물을 사용했을 때만 정상으로 느껴져 이전과 같은 느낌을 얻기 위해 계속해서 약물을 남용한다. 즉, 약물을 사용하기 전에는 먹고, 마시고, 자녀를 낳고 키우는 등의 자연 보상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강도가 2~100배 정도 더 크고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나며, 오래도록 지속하는 인위적인 보상인 마약류를 경험한 후에는 더는 자연 보상은 보상이 되지 않으므로 삶이 너무 단조롭고 재미가 없어 지속해서 마약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속적인 마약류 사용은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유발하는데 특히, 판단, 의사결정, 학습, 기억 및 행동 통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게 해주는 뇌인, 전두엽이 물리적으로 변화한다. 뇌의 이러한 변화는 마약류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유해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3)
과학의 발전으로 오늘날 중독은 도덕적 결함과 의지 부족이 아닌 만성 뇌 질환으로 인식이 전환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인식 개선이 적극적으로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2023년 8월에 개정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목적에 ‘마약류 중독에 대한 치료·예방 등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라는 항목이 추가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상습적, 만성적 약물 사용은 뇌 신경구조가 원래대로 회복되기 어려운 기능적, 해부학적인 변화와 변형을 유발한다. 이러한 변형은 약물에 대한 신경적응으로 성격, 정서, 행동, 인지기능 및 유전자 활동까지도 변화된다. 결국 마약류 중독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변화는 ①만족하는 능력과 행복을 느끼는 능력의 마비, ②인지기능 손상으로 인한 판단력 저하, ③정서적 의사소통 장애로 인한 사회성 저하라고 한다.
약물 남용과 중독으로 뇌의 많은 회로가 영향을 받는 것도 확인되었다.3) 이들 회로는 ①복측피개부에서 유래되어 기댐핵과 전전두엽피질로 투사되는 보상 회로 ②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편도 ③동기부여와 추진력을 주관하는 안와전두피질과 뇌량하피질 ④감정과 행동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전두엽과 전방띠이랑이다.
만성적, 진행성 뇌질환, 중독
중독은 뇌의 생물학적 변화이다. 특히 판단과 문제해결을 담당하는 전두엽 부위가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다. 고혈압, 당뇨, 천식 등과 유사하게 재발하는 만성질환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일평생 지속하나,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진행성 뇌 질환이다.3)
처음부터 중독되려고 계획하고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11) 진행성 질환인 중독은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사용하면 할수록 점점 더 단계가 심화된다. 1단계에서는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거의 다 한다. 약물이 너무 좋고, 내 몸이 원하며,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재미에 푹 빠진다. 2단계가 되면 해야 할 일을 반 정도밖에 못 한다. 이미 약물 사용이 습관이 되어 무감각해져서 좋지 않으나 몸이 약물을 원하므로 끊을 수 없다. 사용량과 빈도가 증가하며 스트레스가 점점 쌓인다. 약물의 영향력과 문제 행동은 증가하나 조절력은 점점 상실한다. 마지막 3단계에 이르면 해야 할 일을 전혀 하지 못한다. 약이 싫지만 몸이 원한다. 즉, 신체적, 심리적으로 의존되어 단약을 하면 심한 금단증상이 발생하여 아프고 괴롭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물을 사용한다.
자연 보상은 도파민 신경전달을 자극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성적으로 자극이 되면 도파민 분비가 증가한다. 시냅스 간극으로 분비된 도파민은 절후섬유의 가지돌기에 있는 도파민 수용체와 결합, 효과를 나타낸 후 도파민 수송체에 의해서 다시 절전 섬유로 흡수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은 150 정도이다. 그러나 음식을 먹지 않을 때도 약 100 정도의 도파민이 있으므로 음식으로 인한자연 보상 때문에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은 약 50이다. 섹스할 때는 약 200 정도의 도파민이 분비되나기본이 100이므로 섹스로 인해 분비되는 도파민은약 100 정도이다.12) 그렇다면 중독되는 마약류로 인한 도파민의 분비는 얼마나 될까? 중독되는 약물들의작용기전은 서로 다르나 모두 도파민 신경전달을 증가시켜, 뇌의 보상 회로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다양한 약물에 노출된 실험동물에서 측정한 도파민의 분비량은 크게 증가하였다. 즉, 메트암페타민으로 인해기댐핵 중에 분비된 도파민의 양은 약 1300, 암페타민은 약 1000, 코카인은 약 350 및 니코틴은 약 225정도가 분비되었다.13) 이처럼 마약류의 자극으로 인한 인위적인 보상으로 분비된 도파민은 자연 보상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렬한 쾌감을 유발, 중독 위험을 증가시킨다.
반복적인 약물 노출은 뇌 기능을 변화시킨다. 마약류의 이러한 강력한 보상 효과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반복, 강화해서 투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보상 체계의 과도한 자극은 더욱 복잡해져 뇌는 균형을 보정하고 회복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즉, 뇌는 도파민의 엄청난 급증에 적응하여 도파민을 덜 생산하거나 도파민 수용체와 도파민 수송체 수가 감소된다. 도파민 수용체의 감소는 반복적인 과도한 자극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와 같은 뇌 적응은 약물을 강박적으로 사용하게 만든다. 도파민 수송체의 활동도 감소되는데, 특히 메트암페타민의 경우 도파민 수송체 감소로 인해 용량 의존적으로 운동 및 기억 장애를 일으킨다.3) 결과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면 뇌 보상 회로에 대한 도파민의 영향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져, 정상적인 자극으로 유도된 쾌감을 경험하는 능력이 감소한다. 이것이 약물에 중독된 사람은 매사에 무기력하고 우울하며 이전에 행복과 만족을 주었던 것들을 즐길 수 없게 되는 이유이다.11)
도파민은 약물 중독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지만, 다른 신경전달물질들도 관여한다. 기분(우울, 불안), 수면 조절, 식사, 분위기 및 인지 감각, 기억 처리 및 체온조절을 하는 세로토닌과 기억과 학습 등의 중요한 조절인자인 글루타메이트 등도 중독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신경전달물질이다.3)
약물 사용으로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뇌 부위3)
1. 기저핵
식사, 사교, 성 등을 포함한 긍정적 형태의 동기를 부여하는 곳으로 습관과 일상 형성에 관여한다. ‘보상 회로’의 핵심 연결 마디(node)로 도파민을 신경전달물질로 이용하는 신경 경로를 구성한다.
2. 확장된 편도체
편도체는 불안, 과민, 걱정과 같은 스트레스성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마약류를 사용하면 편도체가 매우 민감해져 단약을 하면 금단증상을 유발, 약물을 다시 찾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약물 사용이 증가할수록 점점 더 민감해져 시간 경과에 따라 중독환자들은 쾌감보다는 이런 불쾌감의 일시적 완화를 위해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3. 전전두엽 피질
전전두엽 피질은 생각하고 계획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과 판단 및 충동을 제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약물 중독 환자는 전전두엽피질과 기저핵 및 확장된 편도체 회로 사이의 균형 전이로 인해 충동 조절이 감소하여 강박적으로 약물을 찾게 된다.
4. 대뇌피질(Cerebral Cortex)
약물로 인해 사고, 감각과 지각, 주의력,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기능이 손상되어 올바른 판단을 내리거나 해로운 충동에 ‘아니오’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
5. 해마, 뇌간과 번연계
해마는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기억을 기록하는 기관으로 마약류 투여로 인해 기억 및 감정 처리 능력이 손상된다.
그 외 뇌간(중뇌, 교뇌, 연수로 호흡, 심박수, 혈액 이동, 음식 소화 및 수면 기능)과 변연계(대상회, 해마, 편도체, 시상하부로 두려움, 불안 등 감정과 느낌 처리)도 영향을 받는다.
결국, 중독이라는 뇌 질환으로 뇌가 영향을 받아 다음과 같은 행동 변화를 유발한다. 약물 복용 여부를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으며 치매 등 기억력에 문제가 발생한다. 충동, 분노 관리, 대인관계 대처능력 등 자기 조절이 되지 않는다. 약물 중독으로 인해 우울증 등의 정신병적 상태가 된다. 약물 중독 환자의 60%는 성격 및 인격의 변화로 인한 성격장애를 갖게 된다. 이처럼 중독은 신체적, 인지적, 감각적, 감정적 장애를 일으키는 치매보다도 훨씬 무서운 뇌질환이다.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왜 약물을 사용한 모든 사람이 중독되지 않을까? 중독에 대한 취약성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에는 유전인자, 사회적 환경, 성별, 연령, 부족한 사회성, 정신장애, 외상이나 충격적 경험 및 학대, 불안정한 가족, 인종 및 또래 괴롭힘 등이 있다.
이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먼저 유전적 취약성이 있다.3) 사람마다 보상회로의 만족하는 능력, 즉 도파민 수용체 밀도가 다르다. 연구에 의하면 도파민 수용체 밀도가 3.1 이상인 그룹은 메칠페니데이트를 투여했을 때 불쾌감을 느꼈다. 반면, 도파민 수용체 밀도가 2.7 이하로 낮은 그룹은 행복감을 느꼈다.14) 또한 전두엽 기능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취약한 주의 집중력, 중독의 가족력, 급하고 충동적이며, 심한 감정 기복 등 타고난 기질이 취약인자로 작용한다.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을 포함한 후성 유전자가 중독 위험의 40~60%를 차지한다고 한다.
정신장애가 약물 사용과 중독의 위험을 더 높인다. ‘나는 중독스펙트럼의 어디쯤 있을까’라는 도서에 의하면,15) 미국 Fair Start 중독클리닉에 치료를 받으러 내원한 약물 중독환자 중 54%가 중독자가 되기 전 먼저 불안, 우울증, 주의력결핍장애(AD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등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조현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반사회적 인격장애, 품행장애 등의 정신장애도 중독 위험을 높인다. 정신장애가 없는 일반인의 약물 중독의 발생 빈도가 약 10% 정도인 반면, 기분장애, 불안장애, 우울, 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장애 환자들의 마약류 중독 발생빈도는 약 2~3.7배 더 높았다. 즉, 동반 질환(Comorbidity)은 중독의 위험을 높인다.
투여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흡연과 정맥투여가 가장 중독이 잘 되는 나쁜 방법이다. 흡연하면 약물은 폐에서 직접 심장으로 이동하고 흡연한지7~10초 만에 흡연한 모든 양이 뇌로 전달된다. 정맥 주사로 투여된 약물은 주사한지 15~30초 만에 투여한 모든 양이 뇌로 전달된다. 약물이 뇌에 더 빨리, 더 많은 양이 도달할수록 중독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약물을 복용한 후 긍정적인 강화나 보상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 간격에 따라 남용 가능성이 결정될 수 있다.16)
중독 위험을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환경요인은 가족이다. 특히,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이 중요하다. 약물 사용, 알코올 오용 및 법을 어긴 부모가 자녀의 약물문제 위험을 증가시킨다. 10대 때에는 친구와 동료의 영향을 점점 더 강하게 받으므로, 이 시기에는 동료와 학교가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거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들과 또래 집단의 압력을 받은 경우 더욱 취약하다. 또한 물질의 접근성, 사회 문화적 환경과 정서적인 외상도 영향을 미친다. 가족의 약물 사용에 대한 인식, 허술한 중독 관련 법, 규제, 정책 등도 취약 인자이다.
그러나, 어떤 한 가지 요인만으로 중독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단 한 번도 약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과 마약류의 오·남용과 중독
2023년 국내 마약류 사범은 2만 7천 명으로 ‘역대 최다’이며 이는 전년 대비 50% 급증한 수치이다.17) 10대와 여성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매우 걱정되는 부분이다. 19세 이하 미성년자 사범의 숫자는 1,477명으로 전년도 481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해, 처음으로 1,000명대를 기록했다. 15세 미만 마약 사범도 92명이나 되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2022년에 전국 경찰, 검찰, 세관, 보호관찰소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으로 의뢰한 총 42,296건의 마약 검출 결과 내역을 국과수와 함께 전수 분석하였다. 그 결과 10대 마약 양성 확인자 290명 중 남자가 61%(177명), 여자는 39%(113명)이었다. 만 15세 이하에서 마약 양성 반응을 보인 여성은 23명으로 같은 또래 남성 투약자 12명보다 2배가량 많았다. 가장 어린 나이는 만 12세, 초등학교 6학년으로 총 7명이었으며 여아가 6명, 남아가 1명이었다. 마약에 집중적으로 손대는 시기는 만 17세로 나타났다.
또한 10대에서 검출된 마약류 성분은 여성은 메트암페타민(120건) > 케타민(60) > 합성오피오이드 (34) > 엠디엠에이(31) > 대마(21) 순이었다. 남성은 벤조디아제핀류(89) > 합성오피오이드(59) > 메트암페타민(46) > 대마(38) > 기타 향정신성의약품 (35)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불법 마약이면서 중독성이 가장 높은 마약류 중 하나인 메트암페타민 사용자가 가장 많았으며 치료용 의약품이면서 불법으로남용되는 케타민과 합성오피오이드의 사용이 많았다. 남성은 치료용 의약품인 벤조디아제핀류와 합성오피오이드류의 사용이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메트암페타민이었다. 우려한 대로 여성의 불법 마약류 투여가 남성보다 더 심각할 것을 알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의한 2020~2022년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10대 환자들의 현황은 펜타닐 패취의 경우 2020년(714명) > 2021년(580명) > 2022년(383명) 순이었다. 식욕억제제인 펜터민은 2020년(5,881명) < 2021년(6,249명) > 2022년(5,287명)이었다.
암 환자 등 중증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펜타닐 패치’는 병원 처방전만 있으면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Fentanyl, morphine 및 remifentanil 등의 opioid 진통약은 지속적으로 투여할 경우 통증 감각의 증가로 인해 통각 과민증을 유발한다. 또한 펜타닐은 안정성 문제로 18세 이하에게는 투여하면 안 되며, 치사량이 2 mg으로 과량 복용 시 호흡중추 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그런데 펜타닐 패취를 남용한 청소년들은 패치를 의료적 목적이 아닌,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불에 태워 가장 중독이 잘되는 경로인 흡연으로 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욕억제제인 펜터민은 메트암페타민의 이성질체로 메트암페타민과 유사한 작용이 있어 메트암페타민 중독환자들이 대용품으로 남용하기도 한다. 고혈압, 환각, 정신병 에피소드, 메스꺼움, 구토, 가쁜 호흡, 심장부정맥, 고온증, 발작, 혼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어 있으며, 급속으로 과량 투여하면 호흡촉진, 혼란, 환각, 공격성, 공황상태, 치명적 중독 시 경련, 혼수상태 및 사망할 수 있다. 만성 중독 증상으로는 피부병, 불면, 자극과민성, 기능항진, 성격 변화, 조현병과 유사한 정신이상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국내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약물 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아편계 진통제 및 식욕억제제의 중독성 또는 의존성을 알고 있는 경우는 각각 35.1% 및 22.5%이었다. 게다가, 아편계 진통제를 복용한 응답자 99명 중 54.6%,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응답자 60명의 50%만이 의료진으로부터 약물 복용 시 중독(의존) 발생 가능성과 증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또한, 의사가 처방한 것보다 임의로 양을 늘려 복용한 경험도 아편계 진통제 복용자는 13.1%, 식욕억제제 복용자는 15%나 되었다.18)
미국의 경우, 헤로인 사용자의 약 80%(치료중인 환자 포함)는 처방전 오피오이드를 먼저 오용한 것으로보고되었다. 즉, 처방 오피오이드의 오·남용은 불법약물 사용 시작의 위험 요소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인천 참사람병원 천영훈 원장이 경향 신문과 인터뷰한 기사에 의하면, 처방전으로 남용되는 약물 중독 문제는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심각하다고 한다. 피자 한 판 값에약을 살 수 있는 환경이 된 것도 문제이며, 게다가 처방 약물에 중독되기도 쉬운 상황이다. 외국에서 강성마약을 하던 이들이 한국 병원에서는 달라는 대로 약을 다 주니 ‘살 만하다’고 할 정도이다. 의사들은 ‘이환자가 왜 굳이 이 약을 찾을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10)
이처럼 치료용 의약품의 오·남용은 불법 마약류의 대용품이나 불법 마약류 사용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마약성 진통제, 식욕억제제, 진정·수면제류 등의 치료용 의약품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경우, 단기간 동안만 사용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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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사용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단 한 번의 사용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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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의지나 도덕성 부족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만성 뇌 질환으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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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약물 사용 시작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치료용 마약류의 폐해에 대한 교육과 올바른 복약 지도로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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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취약한 가족력이 있으면 중독성 강한 치료 약물의 사용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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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중독 예방을 위한 체계적 조기,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며, 전문가인 약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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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된 마약]① 마약 사범 2.7만명 '역대 최 다'…그 뒤엔 360만명 '신음'(서울=뉴스1 기획취재팀, 박동해 기자, 유민주 기자 2024-02-09).
- 서울=연합뉴스) 약물 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 인포그래픽. 2020.06.22.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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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특집
J. Kor. Soc. Health-syst. Pharm. 2024; 41(4): 329-336
Published online November 30, 2024
Copyright © The Korean Society of Health-system Pharmacists.
소아·청소년기의 뇌와 약물중독
최화경
소아·청소년의 뇌
오·남용되고 중독되는 약물은 뇌와 척수인 중추신경계에 작용한다. 중추신경계는 감각 정보를 처리하여 운동을 송출하는 등 여러 행동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뇌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신경세포는 지지 기능을 가진 아교세포(glial cell)로 둘러싸여 있다. 즉, 뇌는 신경세포, 신경전달물질 및 아교 세포가 상호 협력하여 작용하는 곳이다.
뇌는 단 1초도 쉬지 않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정하고 기억과 감정을 저장하며 의식이 머무르는 곳이다. 체온과 심박수를 유지하며 호르몬도 조절한다. 우리가 듣고 보고 느끼는 모든 감각 정보를 통합하여 온몸으로 운동 송출을 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뇌는 진화의 관점에서 3부분인 생존의 뇌, 감정의 뇌 및 사고의 뇌로 나눌 수 있다. 원시(생존)의 뇌는 파충류의 뇌라고도 하며 뇌간(중뇌, 교뇌 및 연수)과 소뇌를 의미한다. 호흡과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며 생존을 유지하고 먹이를 발견한다. 심장박동, 소화, 수면 및 반사 반응 등 기본적인 생존 기능을 담당한다. 감정의 뇌는 편도, 해마, 시상 등의 대뇌변연계로 포유류의 뇌라고도 한다. 감정, 공격성, 성적 본능, 성호르몬, 식욕, 정서뿐 아니라 중독을 조절한다. 사고의 뇌는 영장류의 뇌로 사고, 이성, 상상력, 언어사용, 계획, 판단, 결정 및 논리를 담당하는 대뇌피질이다.
「10대의 놀라운 뇌 불안한 뇌 아픈 뇌」1)에 의하면 사람은 고위 중추인 대뇌피질이 있어 사고와 계획, 판단 등을 할 수 있으나 출생 시에는 두뇌 신경망이 1/3만 완성된 채 태어난다. 인간은 환경의 자극과 요구에 따라 뇌의 구조와 기능이 스스로 변화하는 신경가소성이 평생 일어나는데, 영·유아기는 신경가소성의 결정적 시기이다.
뇌는 시냅스를 통해 신경 간의 회로로 연결되는데 주어진 환경에 따라 시냅스 기능이 강화되거나 약해진다. 그런데 유아기의 뇌는 주어진 기능뿐 아니라 불가피한 경우 스스로 연결을 바꾸어 기능을 회복한다.
또한, 뇌는 뉴런의 가지치기를 통해 만들어진다. 즉, 자극을 많이 받으면 시냅스 연결망이 강화되어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통한 연결망이 거대한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기능이 뛰어난 뇌로 점점 발달한다. 신생아는 성인보다 1.5배 많은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가지고 출생하며, 무한한 가능성으로 보고, 듣고, 만지는 자극을 통해 시냅스 연결을 만들어 기능을 완성시킨다.
0~3세의 급격한 뇌 발달은 이러한 시냅스 가지치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가지치기는 환경과 자극에 의한 선택과 집중으로, 뇌는 시냅스가 연결되어도 자극이 반복되지 않아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는 잘라내고 계속 사용하는 시냅스만 선택적으로 더 강화한다. 즉, 자극이 주어지는 부분에 에너지를 쏟아 주요 부분에 집중해서 더 잘하도록 강화해 튼튼하게 만든다.1)
청소년기, 특히 10대 초·중기는 뇌 변화를 통해 급격한 발달을 촉진할 두 번째 기회이지만 위기의 시기이기도 하다. 10대 때의 짜증, 반항 등의 부정적인 모습은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위가 급변하며 발달하기 때문이다. 즉, 사회성, 고위인지, 정서조절과 관련된 뇌의 부분이 크게 건드려지는 과정에서 힘들어하고 혼란스러워한다.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는 중이지만 뇌 발달이 너무 커서 처음 겪는 내면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기분을 부정적 감정, 정서, 행동으로 표출한다.
뇌는 0~3세의 1차와 10대 때인 2차의 지각변동을 겪는다. 빠른 속도로 가지치기를 하는 1차 시기는 감각, 운동 및 언어기능이 발달하며 생존에 필요한 기본기능을 모델링하는 시기이다. 2차 가지치기는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시기로 사회성, 고위인지, 충동 조절 등 사회적, 지적 기능이 발달하는 시기이다. 정서조절과 관련된 전두엽 기능이 재구조화되고, 기능이 발달하며 시냅스 연결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언어, 운동능력의 발달이 정교화되는 리모델링 시기이다
뇌의 가장 고위 중추인 대내는 뇌의 80%를 차지하며, 대뇌피질은 고량과 외측 피셔에 의하여 4개의 엽인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및 후두엽으로 구분된다. 전두(이마)엽은 말하기, 동작명령, 이성, 운동조절 및 사고, 주의력, 지남력, 계획, 평가, 전략수립, 문제해결, 사고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연합영역이다. 전두엽은 ①상황 대한 이해력, ②분노, 시기심, 충동 등의 부정적인 감정조절 능력, ③미래지향적인 계획 및 문제해결 능력, ④몰입과 창의력의 발달 및 충동과 주의력 조절 능력, ⑤계획 및 문제를 해결 능력 등 5가지 기능이 있다. 이처럼 전두엽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부위이다. 그런데 10대 초·중기의 전두엽은 부정적 정서 통제, 계획과 문제해결 능력 상승, 집중과 몰입이 성인 수준으로 발달하는 10대 후기의 전두엽을 만들기 위한 퇴행기, 불안정기이다.1)
우리의 뇌는 밑부분에서부터 윗부분으로, 안쪽에서 바깥쪽, 뒷부분에서 앞부분으로 발달한다. 약 5세부터 뒷부분부터 성장을 시작해서 판단과 결정기능을 통제하는 가장 앞부분인 전전두엽 피질은 20~25세에 마지막으로 발달한다. 이런 발달과정은 위험한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있는 10대들이 왜 특별하게 약물 남용에 취약한지를 잘 설명해 준다. 뇌가 성숙함에 따라, 더 자주 사용되는 신경 연결은 강화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신경 연결은 제거한다. 다수의 과학자는 이 과정이 청소년기의 지속적인 회백질(뇌의 기본 신경세포)의 부피 감소와 백질(신경세포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배선)의 증가에 기여한다고,3) 생각한다. 환경이 어느 연결을 퇴화하고 강화할지를 결정하므로 뇌회로가 보다 효율적으로 변화된다. 그러나 모든 자극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므로, 부정적 요소인 약물남용, 영양실조, 왕따, 수면부족 등의 환경은 사람의복지에 반하는, 잠재적으로 해로운 회로가 효율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2) 이처럼 청소년기는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로, 이 시기에 약물에 노출되면 성인보다 더욱 심각한 뇌 손상이 일어난다.
전두엽의 불안정으로 힘든 10대 초·중기의 청소년에게는 신체 변화뿐 아니라 정서 자극을 일으키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급증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신체적 2차 성징과 함께 인지나 정서에도 영향을 미쳐 공격 성향이 증폭되는데 이는 남성호르몬이 변연계에 속하는 편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편도체는 생존욕구, 정서, 동기, 학습, 공격, 회피, 기억, 감정조절 및 불안과 공포를 학습하는 부위이다. 테스토스테론이 급증하면 편도체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서, ①공포·불안과 예민성의 증가 ②생존을 위한 투쟁인 공격성의 증가 등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나기 쉽다. 10대 여아는 공격성보다는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는 경향이 증가하는데 이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하여 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을 보완하기 때문이다. 즉, 10대의 뇌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는 가지치기를 통한 전두엽의 발달과 테스토스테론의 자극을 받으며 발달하는 편도체이다.1)
청소년의 뇌는 아직 발달 중이므로 발달이 완료된 성인의 뇌와는 다르게 반응한다. 전두엽 피질은 가장 늦게 성숙하는 뇌 영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청소년은 결정을 내릴 때 감정 영역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Functional MRI를 통해 뇌 활동을 측정한 실험에 의하면, 타인의 얼굴에 표현된 감정을 판단할 때, 10대는 이성적인 반응보다 감정적인 반응을 더 많이 반영하는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성인은 이성과 심사숙고에 관여하는 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된다.4)
중독과 청소년의 뇌
중독은 보통 청소년기에 시작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예를 들면, 대마초를 처음 시도한 사람들의 연령별 비율을 보면 12~17세가 67%, 18~25세는 26 %, 26세 이상의 성인은 5.5%, 12세 이하는 1.5%이었다.3) 또한 2021년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6대주 모두에서 15~16세 인구 중 대마 사용자 비율이 15~65세 인구 중 대마 사용자 비율보다 더 높았다.5) 그러므로 약물 오·남용과 중독을 차단하기 위해, 10대들이 약물사용을 시도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왜 10대들의 약물 사용 경향이 더 강할까?그 이유는 10대들은 강한 보상 추구 성향으로 인하여 더 많은 보상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실험에 의하면 동일한 자극에 대해 나이 어린 쥐의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나이 많은 쥐의 도파민성 신경세포보다 더 많은 자극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6) 생후 40~60일인 청소년 연령대 쥐들이 성인 쥐(생후 90일)들에 비해 달콤한 연유 섭취량이 현저히 높았다고 한다.7) 또한 약물 사용 시작 연령은 약물 의존성 출현율과도 상관관계 있다. 13~17세 시기에 약물 사용을 시작하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약물에 대한 의존성이 생길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아진다고 한다.7)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청소년이 이 시기에 담배, 술 및 카페인 같은 중독성 물질을 시도한다. 이들 물질은 합법적 물질이지만 불법 물질보다 안전한 것은 결코 아니다. 중독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를 1(중독성 없음)~5(중독위험 매우 높음)로 분류할 때 니코틴의 상대적 위험도는 4, 알코올은 3이다.8)
메트암페타민을 투여한 청소년의 뇌가 어른보다 더 심각하게 망가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9) 메트암페타민 사용자 20세 미만의 청소년 51명, 메트암페타민 사용 경험이 있는 성인 54명과 대조군 청소년과 성인 각각 60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으로 비교하였다. 성인 사용 그룹은 전전두엽(계획, 관리, 평가, 의사결정)과 측두엽(기억력, 판단)의 대뇌피질이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중독그룹은 전전두엽, 두정엽, 쐐기앞소엽의 대뇌피질 두께가 성인 중독그룹보다 더 얇아져, 청소년의 뇌가 메트암페타민에 더 취약함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약물에 노출되는 것은 성인보다도 더욱 심각하게 뇌가 손상됨을 입증하는 것이다. 마약류 중독 환자의 뇌손상은 어릴수록 더 심각하다는 다른 보고도 있다.10)
인천 참사랑병원에 식욕억제제인 펜터민, 메트암페타민 및 메트암페타민과 다른 여러 약물에 중독되어 입원한 18세, 19세 및 또 다른 19세 환자 3명의 IQ는 각각 78, 83, 72이었다. 중독되기 전 이들의 지능지수는 정상 범주였으나, 중독 후에 이전 지능에 비해 IQ가 거의 20~30 정도 저하되어 지체 지능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것으로 유추되며 젊을수록 이 같은 뇌 손상은 더 심각해진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과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합법 물질, 치료용 마약류를 포함한 중독 물질의 효과적인 조기 예방 교육이 학교뿐 아니라 가정, 의료기관 및 지자체 등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왜 마약류를 사용하나?
저자는 한 번이라도 마약류를 투약해 본 경험이 있는 700명을 대상으로 「왜 처음에 마약류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는데 호기심이 48.4%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는 타인의 권유나 유인이 34.1%로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 외에 기분을좋게 하기 위해서, 혹은 나쁜 기분을 벗어나기 위해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지루함, 독립심, 현실도피 및 고통스러운 현실 탈피 등을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3)
그렇다면 마약류는 어떤 작용이 있길래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처럼 느끼는 것일까? 오·남용되고 중독되는 물질을 정신활성물질(향정신약물; Psy-choactive substance)이라고 한다. 이들은 우리의 기분, 사고와 판단, 감각적 지각 및 행동 등 4가지를 변화시킨다.11)
그런데 이런 물질 사용 후 경험하는 효과는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①개체차가 있다. 같은 약물이라도 복용한 사람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경험을 한 사람도 있다. 부정적인 경험을 한 사람은 다시 그 약물을 사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중독될 위험이 없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한 사람은 지속해서 사용하다 언젠가 중독된다. ②사용한 약물의 종류에 따라서도 나타나는 작용은 서로 다르다 ③인종차도 있다. 대표적으로 대마는 백인보다 황인이나 흑인이 더 중독이 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④연령 차이도 있다. 대마의 일반적인 중독률은 약 9%지만 10대들의 경우 중독률은 거의 2배인 17%로 증가한다고 한다. ⑤체중에 따라서도 다르다 ⑥성별 차이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약물사용 관련 신체적 문제가 더 빨리 발전하여 더 빠르게 중독이 고조되며 이를 telescoping이라 한다. ⑦물질을 정기적으로 사용해 온 시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9%이었던 대마의 중독률은 매일 대마를피우는 경우 25~50%까지 상승한다고 한다. ⑧알코올 등 다른 약물과의 병용투여에 의해서도 작용은 달라진다.
이처럼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나 계속해서 마약류를 사용하는 사람은 약물 복용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약물 사용이 즐거움을 주었다면 무엇이 문제일까?3) 왜 우리나라는 단순 투약도 법적으로 처벌을 하는가? 누군가가 내 음료수에 몰래 마약류를 첨가하지 않는 한, 마약 복용의 초기 결정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한다. 복용 초기에는 약물 사용에 따른 긍정적 효과만을 인지하고, 약물 사용을 언제든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런데 약물을 계속 남용하면 다른 행동의 즐거움은 감소하고, 약물을 사용했을 때만 정상으로 느껴져 이전과 같은 느낌을 얻기 위해 계속해서 약물을 남용한다. 즉, 약물을 사용하기 전에는 먹고, 마시고, 자녀를 낳고 키우는 등의 자연 보상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강도가 2~100배 정도 더 크고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나며, 오래도록 지속하는 인위적인 보상인 마약류를 경험한 후에는 더는 자연 보상은 보상이 되지 않으므로 삶이 너무 단조롭고 재미가 없어 지속해서 마약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속적인 마약류 사용은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유발하는데 특히, 판단, 의사결정, 학습, 기억 및 행동 통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게 해주는 뇌인, 전두엽이 물리적으로 변화한다. 뇌의 이러한 변화는 마약류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유해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3)
과학의 발전으로 오늘날 중독은 도덕적 결함과 의지 부족이 아닌 만성 뇌 질환으로 인식이 전환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인식 개선이 적극적으로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2023년 8월에 개정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목적에 ‘마약류 중독에 대한 치료·예방 등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라는 항목이 추가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상습적, 만성적 약물 사용은 뇌 신경구조가 원래대로 회복되기 어려운 기능적, 해부학적인 변화와 변형을 유발한다. 이러한 변형은 약물에 대한 신경적응으로 성격, 정서, 행동, 인지기능 및 유전자 활동까지도 변화된다. 결국 마약류 중독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변화는 ①만족하는 능력과 행복을 느끼는 능력의 마비, ②인지기능 손상으로 인한 판단력 저하, ③정서적 의사소통 장애로 인한 사회성 저하라고 한다.
약물 남용과 중독으로 뇌의 많은 회로가 영향을 받는 것도 확인되었다.3) 이들 회로는 ①복측피개부에서 유래되어 기댐핵과 전전두엽피질로 투사되는 보상 회로 ②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편도 ③동기부여와 추진력을 주관하는 안와전두피질과 뇌량하피질 ④감정과 행동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전두엽과 전방띠이랑이다.
만성적, 진행성 뇌질환, 중독
중독은 뇌의 생물학적 변화이다. 특히 판단과 문제해결을 담당하는 전두엽 부위가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다. 고혈압, 당뇨, 천식 등과 유사하게 재발하는 만성질환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일평생 지속하나,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진행성 뇌 질환이다.3)
처음부터 중독되려고 계획하고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11) 진행성 질환인 중독은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사용하면 할수록 점점 더 단계가 심화된다. 1단계에서는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거의 다 한다. 약물이 너무 좋고, 내 몸이 원하며,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재미에 푹 빠진다. 2단계가 되면 해야 할 일을 반 정도밖에 못 한다. 이미 약물 사용이 습관이 되어 무감각해져서 좋지 않으나 몸이 약물을 원하므로 끊을 수 없다. 사용량과 빈도가 증가하며 스트레스가 점점 쌓인다. 약물의 영향력과 문제 행동은 증가하나 조절력은 점점 상실한다. 마지막 3단계에 이르면 해야 할 일을 전혀 하지 못한다. 약이 싫지만 몸이 원한다. 즉, 신체적, 심리적으로 의존되어 단약을 하면 심한 금단증상이 발생하여 아프고 괴롭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물을 사용한다.
자연 보상은 도파민 신경전달을 자극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성적으로 자극이 되면 도파민 분비가 증가한다. 시냅스 간극으로 분비된 도파민은 절후섬유의 가지돌기에 있는 도파민 수용체와 결합, 효과를 나타낸 후 도파민 수송체에 의해서 다시 절전 섬유로 흡수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은 150 정도이다. 그러나 음식을 먹지 않을 때도 약 100 정도의 도파민이 있으므로 음식으로 인한자연 보상 때문에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은 약 50이다. 섹스할 때는 약 200 정도의 도파민이 분비되나기본이 100이므로 섹스로 인해 분비되는 도파민은약 100 정도이다.12) 그렇다면 중독되는 마약류로 인한 도파민의 분비는 얼마나 될까? 중독되는 약물들의작용기전은 서로 다르나 모두 도파민 신경전달을 증가시켜, 뇌의 보상 회로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다양한 약물에 노출된 실험동물에서 측정한 도파민의 분비량은 크게 증가하였다. 즉, 메트암페타민으로 인해기댐핵 중에 분비된 도파민의 양은 약 1300, 암페타민은 약 1000, 코카인은 약 350 및 니코틴은 약 225정도가 분비되었다.13) 이처럼 마약류의 자극으로 인한 인위적인 보상으로 분비된 도파민은 자연 보상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렬한 쾌감을 유발, 중독 위험을 증가시킨다.
반복적인 약물 노출은 뇌 기능을 변화시킨다. 마약류의 이러한 강력한 보상 효과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반복, 강화해서 투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보상 체계의 과도한 자극은 더욱 복잡해져 뇌는 균형을 보정하고 회복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즉, 뇌는 도파민의 엄청난 급증에 적응하여 도파민을 덜 생산하거나 도파민 수용체와 도파민 수송체 수가 감소된다. 도파민 수용체의 감소는 반복적인 과도한 자극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와 같은 뇌 적응은 약물을 강박적으로 사용하게 만든다. 도파민 수송체의 활동도 감소되는데, 특히 메트암페타민의 경우 도파민 수송체 감소로 인해 용량 의존적으로 운동 및 기억 장애를 일으킨다.3) 결과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면 뇌 보상 회로에 대한 도파민의 영향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져, 정상적인 자극으로 유도된 쾌감을 경험하는 능력이 감소한다. 이것이 약물에 중독된 사람은 매사에 무기력하고 우울하며 이전에 행복과 만족을 주었던 것들을 즐길 수 없게 되는 이유이다.11)
도파민은 약물 중독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지만, 다른 신경전달물질들도 관여한다. 기분(우울, 불안), 수면 조절, 식사, 분위기 및 인지 감각, 기억 처리 및 체온조절을 하는 세로토닌과 기억과 학습 등의 중요한 조절인자인 글루타메이트 등도 중독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신경전달물질이다.3)
약물 사용으로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뇌 부위3)
1. 기저핵
식사, 사교, 성 등을 포함한 긍정적 형태의 동기를 부여하는 곳으로 습관과 일상 형성에 관여한다. ‘보상 회로’의 핵심 연결 마디(node)로 도파민을 신경전달물질로 이용하는 신경 경로를 구성한다.
2. 확장된 편도체
편도체는 불안, 과민, 걱정과 같은 스트레스성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마약류를 사용하면 편도체가 매우 민감해져 단약을 하면 금단증상을 유발, 약물을 다시 찾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약물 사용이 증가할수록 점점 더 민감해져 시간 경과에 따라 중독환자들은 쾌감보다는 이런 불쾌감의 일시적 완화를 위해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3. 전전두엽 피질
전전두엽 피질은 생각하고 계획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과 판단 및 충동을 제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약물 중독 환자는 전전두엽피질과 기저핵 및 확장된 편도체 회로 사이의 균형 전이로 인해 충동 조절이 감소하여 강박적으로 약물을 찾게 된다.
4. 대뇌피질(Cerebral Cortex)
약물로 인해 사고, 감각과 지각, 주의력,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기능이 손상되어 올바른 판단을 내리거나 해로운 충동에 ‘아니오’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
5. 해마, 뇌간과 번연계
해마는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기억을 기록하는 기관으로 마약류 투여로 인해 기억 및 감정 처리 능력이 손상된다.
그 외 뇌간(중뇌, 교뇌, 연수로 호흡, 심박수, 혈액 이동, 음식 소화 및 수면 기능)과 변연계(대상회, 해마, 편도체, 시상하부로 두려움, 불안 등 감정과 느낌 처리)도 영향을 받는다.
결국, 중독이라는 뇌 질환으로 뇌가 영향을 받아 다음과 같은 행동 변화를 유발한다. 약물 복용 여부를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으며 치매 등 기억력에 문제가 발생한다. 충동, 분노 관리, 대인관계 대처능력 등 자기 조절이 되지 않는다. 약물 중독으로 인해 우울증 등의 정신병적 상태가 된다. 약물 중독 환자의 60%는 성격 및 인격의 변화로 인한 성격장애를 갖게 된다. 이처럼 중독은 신체적, 인지적, 감각적, 감정적 장애를 일으키는 치매보다도 훨씬 무서운 뇌질환이다.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왜 약물을 사용한 모든 사람이 중독되지 않을까? 중독에 대한 취약성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에는 유전인자, 사회적 환경, 성별, 연령, 부족한 사회성, 정신장애, 외상이나 충격적 경험 및 학대, 불안정한 가족, 인종 및 또래 괴롭힘 등이 있다.
이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먼저 유전적 취약성이 있다.3) 사람마다 보상회로의 만족하는 능력, 즉 도파민 수용체 밀도가 다르다. 연구에 의하면 도파민 수용체 밀도가 3.1 이상인 그룹은 메칠페니데이트를 투여했을 때 불쾌감을 느꼈다. 반면, 도파민 수용체 밀도가 2.7 이하로 낮은 그룹은 행복감을 느꼈다.14) 또한 전두엽 기능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취약한 주의 집중력, 중독의 가족력, 급하고 충동적이며, 심한 감정 기복 등 타고난 기질이 취약인자로 작용한다.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을 포함한 후성 유전자가 중독 위험의 40~60%를 차지한다고 한다.
정신장애가 약물 사용과 중독의 위험을 더 높인다. ‘나는 중독스펙트럼의 어디쯤 있을까’라는 도서에 의하면,15) 미국 Fair Start 중독클리닉에 치료를 받으러 내원한 약물 중독환자 중 54%가 중독자가 되기 전 먼저 불안, 우울증, 주의력결핍장애(AD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등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조현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반사회적 인격장애, 품행장애 등의 정신장애도 중독 위험을 높인다. 정신장애가 없는 일반인의 약물 중독의 발생 빈도가 약 10% 정도인 반면, 기분장애, 불안장애, 우울, 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장애 환자들의 마약류 중독 발생빈도는 약 2~3.7배 더 높았다. 즉, 동반 질환(Comorbidity)은 중독의 위험을 높인다.
투여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흡연과 정맥투여가 가장 중독이 잘 되는 나쁜 방법이다. 흡연하면 약물은 폐에서 직접 심장으로 이동하고 흡연한지7~10초 만에 흡연한 모든 양이 뇌로 전달된다. 정맥 주사로 투여된 약물은 주사한지 15~30초 만에 투여한 모든 양이 뇌로 전달된다. 약물이 뇌에 더 빨리, 더 많은 양이 도달할수록 중독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약물을 복용한 후 긍정적인 강화나 보상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 간격에 따라 남용 가능성이 결정될 수 있다.16)
중독 위험을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환경요인은 가족이다. 특히,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이 중요하다. 약물 사용, 알코올 오용 및 법을 어긴 부모가 자녀의 약물문제 위험을 증가시킨다. 10대 때에는 친구와 동료의 영향을 점점 더 강하게 받으므로, 이 시기에는 동료와 학교가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거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들과 또래 집단의 압력을 받은 경우 더욱 취약하다. 또한 물질의 접근성, 사회 문화적 환경과 정서적인 외상도 영향을 미친다. 가족의 약물 사용에 대한 인식, 허술한 중독 관련 법, 규제, 정책 등도 취약 인자이다.
그러나, 어떤 한 가지 요인만으로 중독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단 한 번도 약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과 마약류의 오·남용과 중독
2023년 국내 마약류 사범은 2만 7천 명으로 ‘역대 최다’이며 이는 전년 대비 50% 급증한 수치이다.17) 10대와 여성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매우 걱정되는 부분이다. 19세 이하 미성년자 사범의 숫자는 1,477명으로 전년도 481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해, 처음으로 1,000명대를 기록했다. 15세 미만 마약 사범도 92명이나 되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2022년에 전국 경찰, 검찰, 세관, 보호관찰소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으로 의뢰한 총 42,296건의 마약 검출 결과 내역을 국과수와 함께 전수 분석하였다. 그 결과 10대 마약 양성 확인자 290명 중 남자가 61%(177명), 여자는 39%(113명)이었다. 만 15세 이하에서 마약 양성 반응을 보인 여성은 23명으로 같은 또래 남성 투약자 12명보다 2배가량 많았다. 가장 어린 나이는 만 12세, 초등학교 6학년으로 총 7명이었으며 여아가 6명, 남아가 1명이었다. 마약에 집중적으로 손대는 시기는 만 17세로 나타났다.
또한 10대에서 검출된 마약류 성분은 여성은 메트암페타민(120건) > 케타민(60) > 합성오피오이드 (34) > 엠디엠에이(31) > 대마(21) 순이었다. 남성은 벤조디아제핀류(89) > 합성오피오이드(59) > 메트암페타민(46) > 대마(38) > 기타 향정신성의약품 (35)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불법 마약이면서 중독성이 가장 높은 마약류 중 하나인 메트암페타민 사용자가 가장 많았으며 치료용 의약품이면서 불법으로남용되는 케타민과 합성오피오이드의 사용이 많았다. 남성은 치료용 의약품인 벤조디아제핀류와 합성오피오이드류의 사용이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메트암페타민이었다. 우려한 대로 여성의 불법 마약류 투여가 남성보다 더 심각할 것을 알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의한 2020~2022년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10대 환자들의 현황은 펜타닐 패취의 경우 2020년(714명) > 2021년(580명) > 2022년(383명) 순이었다. 식욕억제제인 펜터민은 2020년(5,881명) < 2021년(6,249명) > 2022년(5,287명)이었다.
암 환자 등 중증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펜타닐 패치’는 병원 처방전만 있으면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Fentanyl, morphine 및 remifentanil 등의 opioid 진통약은 지속적으로 투여할 경우 통증 감각의 증가로 인해 통각 과민증을 유발한다. 또한 펜타닐은 안정성 문제로 18세 이하에게는 투여하면 안 되며, 치사량이 2 mg으로 과량 복용 시 호흡중추 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그런데 펜타닐 패취를 남용한 청소년들은 패치를 의료적 목적이 아닌,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불에 태워 가장 중독이 잘되는 경로인 흡연으로 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욕억제제인 펜터민은 메트암페타민의 이성질체로 메트암페타민과 유사한 작용이 있어 메트암페타민 중독환자들이 대용품으로 남용하기도 한다. 고혈압, 환각, 정신병 에피소드, 메스꺼움, 구토, 가쁜 호흡, 심장부정맥, 고온증, 발작, 혼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어 있으며, 급속으로 과량 투여하면 호흡촉진, 혼란, 환각, 공격성, 공황상태, 치명적 중독 시 경련, 혼수상태 및 사망할 수 있다. 만성 중독 증상으로는 피부병, 불면, 자극과민성, 기능항진, 성격 변화, 조현병과 유사한 정신이상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국내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약물 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아편계 진통제 및 식욕억제제의 중독성 또는 의존성을 알고 있는 경우는 각각 35.1% 및 22.5%이었다. 게다가, 아편계 진통제를 복용한 응답자 99명 중 54.6%,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응답자 60명의 50%만이 의료진으로부터 약물 복용 시 중독(의존) 발생 가능성과 증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또한, 의사가 처방한 것보다 임의로 양을 늘려 복용한 경험도 아편계 진통제 복용자는 13.1%, 식욕억제제 복용자는 15%나 되었다.18)
미국의 경우, 헤로인 사용자의 약 80%(치료중인 환자 포함)는 처방전 오피오이드를 먼저 오용한 것으로보고되었다. 즉, 처방 오피오이드의 오·남용은 불법약물 사용 시작의 위험 요소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인천 참사람병원 천영훈 원장이 경향 신문과 인터뷰한 기사에 의하면, 처방전으로 남용되는 약물 중독 문제는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심각하다고 한다. 피자 한 판 값에약을 살 수 있는 환경이 된 것도 문제이며, 게다가 처방 약물에 중독되기도 쉬운 상황이다. 외국에서 강성마약을 하던 이들이 한국 병원에서는 달라는 대로 약을 다 주니 ‘살 만하다’고 할 정도이다. 의사들은 ‘이환자가 왜 굳이 이 약을 찾을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10)
이처럼 치료용 의약품의 오·남용은 불법 마약류의 대용품이나 불법 마약류 사용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마약성 진통제, 식욕억제제, 진정·수면제류 등의 치료용 의약품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경우, 단기간 동안만 사용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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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사용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단 한 번의 사용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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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의지나 도덕성 부족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만성 뇌 질환으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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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약물 사용 시작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치료용 마약류의 폐해에 대한 교육과 올바른 복약 지도로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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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취약한 가족력이 있으면 중독성 강한 치료 약물의 사용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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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중독 예방을 위한 체계적 조기,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며, 전문가인 약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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